전설속 마부할매는 꿈을 이루고
현실의 늑도주민은 배가 그립다
할매가 빨래할 때 사용하던 서답돌로
섬과 삼천포를 잇는 징검다리를 바다에 놓으려 했지
물론 전설이지만 언젠가는 다리가 놓일거라 믿었어
오랜 세월을 깜냥껏 살아온 섬사람들
다리 생겨 좋긴 한데 먹고살기 바빠져 예전같잖아
배와 함께 돌아가던 섬 일상도 이젠 여유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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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도 주민 천정남 씨가 마부할매 전설이 서린 징검다리 돌무더기를 가리키고 있다. 전설의 조화인가 싶게, 늑도에도 다리가 놓였다. 박창희 기자


늑도에 가 보셨는지. 경남 삼천포항과 남해 창선 사이의 작은 섬. 면적이 0.46㎢,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뛰면 20분 만에 닿는 곳. 말 굴레(재갈)를 닮아 굴레섬(勒島)이라 이름된 곳. 겉으로는 별로 볼 것이 없다. 횟집 너댓 개와 올망졸망 야산에 들러붙은 어촌 그리고 바다뿐이니까. 그러나 속에 감춰진 역사는 유구하다. 이 섬에서 청동기 문화가 발아했고, 2000여년 전엔 중국·낙랑·일본을 잇고 엮는 중계무역이 이뤄졌다. 고고학 자료들은 그 이상을 말해준다. 패총과 무덤유구, 주거지, 토기가마, 한·중·일의 각종 토기류, 반량전·오수전 같은 고대 동전까지 엄청난 유물이 출토됐다. 이로써 한반도 초기 철기시대가 되살아났다. 말하자면 선사·고대사의 타임캡슐 같은 곳이 늑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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