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8일, 1915 차나칼레 교량의 개통식이 열렸습니다. 실제 착공일은 아니지만 기공식이 2017년 3월 18일이었으니 정확하게 5년 만이네요.... 일반 차량의 통행은 3월 19일 0시를 기준으로 시작됩니다.
개통식은 현지시간 오후 4시부터 시작했습니다. 개통식에 참석한 김부겸 총리가 현장을 방문한다하여 한국인 직원들은 오늘 하루 종일 캠프에서 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터키 직원들은 전부 개통식에 참여했는데...) 어차피 터키인들의 잔치이기도 하고 전국 각지에서 10,000명이 넘는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들이 참석한다고 해서 참석할 생각도 없었긴 하지만요...
개통식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개통식 주변 분위기와 유튜브 라이브로 보았던 개통식 상황을 포스팅 하려합니다.
개통식 3일 전 갑자기 오토바이와 페라리 한대가 와서 교량을 시범 주행(?)을 했습니다. 5번인가 세계 모터사이클 챔피언에 오른 사람(Kenan Sofuoğlu)이라는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괜히 작업에 방해만 되었다는 것만 생각나네요...^^ 유럽 측 주탑에 버퍼 보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터키애들은 페라리 앞에서 사진 찍느냐고 난리였고요...
알고 보니 이 오토바이 챔피언이라는 사람 상습범(?)이네요.. 개통하는 교량마다 찾아다니면서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것 같습니다. 국뽕을 조금 얹어서...
개통식 당일 오전 교량 사진들입니다.
개통 전에 찍었던 주행영상입니다. 유럽 측 톨게이트부터 아시아측으로 주행하며 찍었습니다. 카메라 초점이 계속 흔들리고 진동소리도 나네요.. 음소거 하시고 2배속으로 보시길... 나중에 좀더 제대로 찍어 자막도 넣어 다시 올리겠습니다.
아래는 개통식 시작 2시간 전 행사장 모습입니다. 행사장은 유럽측 톨게이트 앞에서 열렸습니다.
다음은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된 개통식 장면들입니다. 대부분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대기하며 유튜브로 실황을 지켜보았습니다.
본 개통식에는 김부겸 총리가 와서 개통식에서 축하 연설을 하였습니다.
"개통을 축하하며 한국, 터키 두 나라가 아시아와 유럽에 하나씩 있는 주탑과 같이 단단히 버티고 서서 동서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자, 그리고 이 교량에 쓰인 케이블의 많은 가닥수 만큼 많은 분야에서 서로 단단히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머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역시 빠지지 않고 형제의 나라라는 말과 6.25 때 참전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형제의 나라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터키는 과거 돌궐국의 후예이며 당시 고구려와 형제 국가였으며 이를 터키 역사시간에 배워 우리를 형제의 국가라고 한다" 이런 설명과 함께 2002년 월드컵 당시 언론에서 만든 이미지라 생각합니다.
실제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터키인들은 그냥 동양인만 보면 다 형제라 합니다. 중국, 일본 사람들도요.. 제 생각에는 단지 자기들의 뿌리가 동아시아에 있다는 생각에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터키인들에게 한국은 단지 6.25때 "자기들이" 도와준 불쌍한 나라라는 생각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그나마 요새 한류 등으로 이미지가 좀 좋아지긴 했지만요.. 반면에 일본에 대해서는 선진국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매우 무시합니다. 정작 자기들은 유럽의 중국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터키인들은 자기네가 유럽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만 유럽에서는 절대 그렇게 생각 안하죠)
혹시 터키에 여행 오시면 내 형제(Kardesim)라고 하며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을 조심하여야 합니다. 대부분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같이 일하는 엔지니어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국무총리 축사 다음으로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였습니다. 제 짧은 터키어 실력으로 이해한 건 그동안 자신이 총리/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진행했던 메가 프로젝트들(마르라레이 철도, 유라시아 터널, 보스포러스 3교, 이즈밋 베이 브리지 등)을 죽 나열하며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고 차나칼레 전투(갤리볼루 전투) 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터키 군인들과 적이지만 전투에서 희생된 연합군들을 잊지 말자 머 이런 말들을 했었고요.. 마치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처럼 엄청 길게도 말하더군요.
그러다가 마지막에 교량 통행료가 200TL(한화 18,000원 정도, Osmangazi Bridge가 185TL정도 합니다.)라는 말에 청중들의 분위기가 싸~해 지더군요... 본인도 분위기가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청중들에게 비싸냐고 되묻고는 잠시 뒤에 1주일 동안 통행료가 무료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나중에 운영사 직원에게 이거 사전에 협의된 사항이냐고 물어보니 대통령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한 말이라고 하더라고요...ㅎㅎㅎ
과연 정부에서 손실분을 어떻게 보상해 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연설이 끝난 후 운영사 측에서 교량모형과 볼트/너트(교량공사에 쓰인 볼트에 금도금을 한 것 같습니다.)를 선물로 주고, 김부겸 총리가 무슨 상패 같은 것을 선물하였습니다.
이후 하얀 옷을 입은 Imam 와서 기도를 하고... (Swag만 보면 초대 가수 같은데..)
드디어 테이프를 자릅니다.
만세~ 드디어 개통입니다 ^_^
1998년부터 중앙경간 1991m로 25년여간 세계 최장경간 타이틀을 지켜온 아카시대교 대신 1915 차낙칼레 대교가 공식적으로 세계 최장경간 교량이 되는 순간입니다. 처음 회사생할 시작할때 세계적인 교량프로젝트를 해보는것이 목표였는데, 그게 이루어진 것 같아 뭉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타이틀은 아마도 오래 못갈것 같습니다. 중국에 2200m급 현수교가 계획되어 있다고 하네요...
테이프를 자르자 전투가 6대가 축하 비행을 합니다.
다른 방송에서는 헤드라인이 "차낙칼레 교량 요금 200리라"라고 속보(Son Dakika)로나오네요... 그 밑에는 깨알같이 개통 후 첫 1주일간 무료라고 쓰여있네요....ㅋㅋㅋㅋㅋ
개통식이 다 끝나고 밤이 되니 위에서 언급한 조명이 가동되었습니다. 메인케이블의 조명은 Catwalk에 설치된 공사용 조명이며 아직 경관조명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경관조명은 케이블 클램프와 데크, 그리고 타워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나중에 교량 경관설계 관련한 포스트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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