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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kkale Bridge

차낙칼레 교량 개통식 연기

by 썬로드 2022. 3. 5.


차낙칼레 교량전경 (2022년 3월 2일)

1월에 Deck 폐합 후 한동안 글이 뜸했던 것 같습니다. 데크 폐합 후 방호벽, 방풍벽, 포장 등 교량 부대시설을 마무리하고 이제 3월 18일 개통까지 2주 정도가 남았네요. 원래 2월 26일 개통이 예정되어 있었고 이에 맞추어 한국에서 총리를 많은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1주일 정도 전에 터키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3월 18일로 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건 외교적 결례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행사를 준비하던 한국 Staff들 뿐 아니라 대사관도 매우 당황스러워했습니다.

개통이 예정되었던 2월 26일은 사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의 생일이었습니다. 처음 생일날 개통한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 어이가 없긴 했지만, 하루라도 빨리 개통해야 운영수익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라 그리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터키 온라인상에서 터키 건국 100주년과 차낙칼레 전투를 기념하는 상징물인 차낙칼레 교량을 차낙칼레 전투의 승전기념일이 아닌 본인의 생일에 개통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 결국 차낙칼레 승전기념일인 3월 18일에 개통하는 것으로 급하게 바뀌었습니다. 결국 2월 26일 개통을 위해 했던 많은 노력들이 의미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터키의 3월 18일은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고 있다. 근데 왜 공휴일이 아닌거냐...

 

3월 18일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이 독일 제국의 동맹국으로 참전한 오스만 제국을 공격하기 위해 갈리폴리(터키 명 갤리볼루) 반도 및 다르다넬스(터키 명 차낙칼레) 해협에서 벌인 갈리폴리 전투에 승리한 날입니다. 이 전투는 "처칠의 흑역사", "세계 전쟁사에 손꼽히는 최악의 삽질 작전" 중 하나로 유명하죠.

예전에 영국 IABSE에게 가서 Project에 대해 발표할 때, "영국에서 이런 이야기 하게 돼서 미안한데, 이 교량의 의미는 터키 승리를 기념하는 모뉴먼트야..."라고 하니 빵 터지더군요...^^

반면 터키(오스만 튀르크 제국) 입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시리아, 이라크, 팔레스타인, 트란스요르단, 이집트 등 해외 영토를 모두 잃어버렸지만 이 전투의 승리로 본토는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 전투에서 맹활약하여 전쟁영웅이 된 무스타파 케말(훗날 아타 튀르크)은 장군으로 진급하고 이후 군에서 그를 따르는 장교들과 세력이 많아지면서 서서히 권력을 가지게 되고, 훗날 오스만 튀르크 왕조를 엎어버리고 귀족정치와 부패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터키 공화국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터키인들은 이 승리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처음 교량 계획할 때 최적 주탑의 높이가 315m 언저리로 나왔을 때 3월 18일을 상징하여 메인케이블 IP의 높이를 318m로 만들었습니다. ^^

이것 이외에도 차낙칼레 전투와 관련된 것들이 교량 경관설계 요소로 반영되었는데요,  주탑 가로보와 앵커리지 옆면에 세로로 줄무늬를 넣어 차낙칼레 전투에 참전하여 희생된 500,000명의 터키 및 연합군들과 프로젝트를 위해 일한 사람들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앵커블럭 경관컨셉

또한 주탑 상단의 Tower Top Cover를 포탄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포탄 모양은 아래 흑백사진의 Seyit Ali Onbaşı가 포격 중에 크레인이 피격되어 포탄을 직접 등에 지고 옮겼다는 유명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포탄의 무게가 200kg이었다는데 과연 혼자서 옮기는 게 가능했겠냐, 그냥 전쟁 영웅 만들기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Towr Top Cover 높이를 고려하면 주탑 최상단까지의 높이는 334m입니다.

주탑 가로보 Vertical Rib와 포탄모양 Tower Top Cover / 유명한 Seyit Ali Onbaşı 사진 / 현장으로 반입되는 포탄들(Tower Top Cover)

 

경관설계에 대해서는 터키 파트너들과 많은 일들이(주로 싸운 일들) 있었지만 아직은 프로젝트에 몸담고 있으니 나중에 썰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

 

 

3월 18일 개통을 하긴 하지만 아직 가시설(Catwalk, Tower Top Bent, Spay Bent, 각종 Working Platform 및 Welding Platform) 해체와 Cable Wrapping, Hand Rope, Anchorage Top Slab 및 Tower Top Cover 등의 시공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최종 완료는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낙칼레 교량전경 (2022. 03.03), 포장 및 차선 도색이 완료되었다.

 

간단하게 개통식이 연기되었다는 이야기만 하려 했는데 또 말이 길어졌네요... 개통식이 다가오니 이곳을 떠날 때도 다가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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