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아치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치(Arch, 홍예, 虹蜺)는 곡선으로 된 구조물을 부재를 의미합니다. 공학적으로는 곡선형상의 보가 양단에서 단순지지되어 있으며 지점이 수평으로 구속된 구조물을 의미하며 단순히 곡선형태의 부재를 모두 아치로 정의하지는 않습니다.
형태가 곡선이며 수평으로 지지되어 있는 아치 구조물은 아래 그림과 같이 구조물에 가해지는 외력을 부재의 압축력으로 저항하게 되며 이를 아치효과(Arching Effect)라고 합니다. 휘어진 보를 단순보와 같이 지지시킨 보와 역학적으로 다른 점은 수평방향 구속력에 있습니다. 수평반력은 휘어진 아치의 부재에 휨모멘트와 함께 축력을 주게 되는데, 수평반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휨모멘트는 하중에 의해 발생하는 휨모멘트를 없애도록 거동하므로 이상적인 아치부재에서는 축력(압축력)만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아치구조는 일반적인 기둥, 들보(Girder) 구조에 비해 더 긴 지간장에 적용할 수 있고 유려한 곡선미로 고대로 부터 널리 적용되어 왔습니다. 아마도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아치의 원리를 배웠을 거라 생각됩니다. 수 천, 수 만년 동안 비바람을 견디면서 자연이 만들어낸 아치를 보며 인류는 그것을 자신들의 구조물에 적용시키기 시작하였습니다.
인류가 최초로 아치를 사용한 흔적은 기원전 4000년 경 인류문명의 발생지중 하나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찾을수 있으며 는데, 이후 완전한 형태의 아치 구조는 에트루리아 건축과 그것을 이어받은 로마 건축에서 널리 일반화되어, 고대 이집트・그리스의 상인방식(上引枋式 ; 기둥과 대들보로 이루어진 구조) 구조와 함께 석조건축의 2대 기본형식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치구조는 후대에 더욱 발전하여 여러개의 아치를 인접하여 보다 넓은공간을 가능하게 만드는 궁륭(穹窿, Voults) 구조나 돔(Dome) 구조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치구조는 교량에도 널리 적용되었는데, 현재 알려진 가장 오래된 아치교는 기원전 1800년 경에 가설된 Nimrod교(이라크, 웹에서 정보를 찾을수가 없네요...)이며, 현존하는 아치교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1300년경에 축조된 Mycenaean bridge(그리스)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로마시대에 서유럽 전역에 도로망이 구축되며 하천, 계곡등에 수많은 석조 아치교가 건설되었고, 도시의 관계시설을 위한 대규모의 수로교 또한 많이 건설되었습니다.
이후 중세시대에 들어서도 많은 석조 아치교가 건설되었습니다. 당시 교량들은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며 석재 특유의 옛스러움과 아치의 유려한 곡선미로 유럽의 오래된 도시와 조화를 이루며 때론 유명 관광지를 대표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치교는 통일신라시대에 청운교와 백운교, 고려시대의 선죽교, 고막천교 등이 있으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교량으로는 영제교(경복궁), 금천교(창덕궁), 수표교, 흥국사 홍교, 살곳이다리 등이 있습니다.
근대까지의 아치교에는 외력에 대해 부재의 압축력으로 저항하는 아치구조의 특성상, 압축력에 강한 석재나 벽돌이 주로 이용되었는데, 18세기에 들어와 강철이 생산되면서 석재보다 더 강하고 가벼운 강재를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1779년 최초의 철제 아치교인 영국의 Iron Bridge가 건설되고, 19세기 말 무렵 콘크리트 아치교가 등장하면서 주로 석재를 사용해왔던 아치교의 재료가 다양해지게 되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랭거아치, 닐센아치 등 보강아치가 탄생되었고, 설계 및 시공기술의 발전으로 지간장은 더욱 증가하여, 1977년, 10년 전까지도 세계 최장 아치교였던 미국의 New River Gorge Bridge (아치지간 518m)가 건설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Ping'nan Third Bridge (강아치교, 아치지간 575m, 2021년)가 세계 최장 아치교의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콘크리트 아치교는 2016년 개통한 중국의 Beipan River Bridge가 세계 최장지간(445m)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치교는 구조적 효율성과 곡선의 아름다움으로 고전과 현대의 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앞으로도 설계기법, 부재 재료, 가설공법의 발전으로 더욱 아름답고 구조적 효율성이 높은 아치교가 계속 만들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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